아이들의 교육 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By | 2012년 11월 5일

아내와 제가 코드가 잘 맞는 것 중 하나가 “아이들의 능력을 제대로 보기”이다.

아내는 차분하고 냉정하다. 그렇다고 차갑지는 않다. 마음이 따뜻하고 온유한 사람이지만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의 능력을 잘 관찰하고 제대로 파악한다. 아이들이 유치원 다니게 되었을 때는 전주로 이사온 직후였다. 바울교회선교원에 아이들을 보내게 되었는데 일찍 개원을 하는 바람이 우리 아이들은 1달 늦게 들어가게 되었다.

늦게 들어간데다가 말수가 적은 두 아들들은 일종의 텃세(?)에 시달렸던 모양이었다. 큰 아들은 워낙 말수가 적은데 유치원에 가면 책을 계속 들고 책을 읽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후 퀴즈를 푸는 시간이 있었는데, 말수도 적은 늦게 들어온 아이가 손을 조용히 들고 문제를 계속 맞추더라는 것이다. 답만 이야기하고 또 조용해지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 반의 아이들이 모두 책읽기를 몰두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이유로 큰 아들은 쉽게 적응하였고 유치원 선생님은 “똑똑새”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 별명은 정말 정확하게 표현된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둘째 아들의 경우는 몇개월간 출석과 결석을 반복했다. 그 반에 드센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걸 견디질 못했다. 먹을 것을 잘 나누어주는 성격인 둘째는 거친 환경은 매우 싫어했다. 그렇게 몇개월을 보내다가 유치원에 적응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들은 부모입장으로 좀 복잡하긴 했지만 몇개월 후 재미있게 유치원을 다니는 둘째를 보게 되었다.

첫째는 말을 느리게 배웠다. 실은 기본적은 단어 이외에는 글자를 읽게 되면서 하게 되었다. 글자를 일찍 터득한 탓에 책을 빨리 스스로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둘째는 말은 빠르게 하였으나 글자를 가르치지 않았다. 좀 늦게 글자를 터득하도록 놔두었는데, 형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글자를 터득하게 되었다. 큰아들의 글자 터득은 엄마가 직접하였다. 방문교사들의 교재를 구입해서 직접 가르쳤다. 숫자놀이도 시작하게 되었는데 큰아들이 숫자의 파악이나 계산이 무척 빠르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엄마가 직접 가르쳤으니 쉽게 파악을 한 셈이었다. 둘째는 첫째보다는 좀 더디게 진행되었다. 큰아이의 이해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대신 둘째는 레고맞추기를 매우 좋아했다. 레고는 대학생이 된 후에도 간혹 집에 오면 하곤 한다. 봉급이 아주 적던 시절에도 늘 레고를 사가지고 집에 갔다. 아이가 좋아하니 당연히 아빠로서 선물하는 일은 큰 기쁨이었다. 캐나다에서 2년을 살기위해 출국할 때도 레고를 가져갔다. 그리고 모두 다시 가져왔다. 많은 물건들이 치워졌지만 지금도 레고통은 건재하다. 둘째는 레고 뿐만 아니라 퍼즐(1000피스짜리 맞추기)을 즐겨 맞춘다. 큰아들은 이런 걸 하지 못한다. 둘째는 해낸다. 수많은 조합을 해야 하는 몇주가 걸리는 작업도 꾸준하게 해냈다.

 

이런 능력의 차이와 특성들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데 엄마의 역할이 중요했다.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거니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있다고 해서 아이들의 특성과 능력을 파악할 수 없다.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신의 즐거움을 찾기 보다는 이런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만 얻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능력과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을 바탕으로 학습의 방향이나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은 없다. A=B, C=D 식의 공식은 없다. 언제든지 변수는 나타난다. 그런 변수가 나타나지 않을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아무튼 아이들을 로봇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각자의 능력과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부부의 몫이었다.

아이들의 천재성을 찾기 보다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되 어떤 능력과 특성을 갖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강했다. 이제는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가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부모로서 딱히 해 줄 것은 없다. 자신들의 미래를 더 아름답게 꾸며가길 소망해 본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의 귀여웠던 모습들은 이제 부모로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들에게 집중했던 생각과 마음은 이제 둘 만 남은 우리 부부가 서로를 위해 가져야 할 마음인지도 모른다. 물론 아직도 아이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용돈도 주어야 하고, 생활비도 대주어야 한다. 다만, 자신들의 미래는 자신들이 가꾸어 가야한다. 부모인 저희가 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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