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교육 ⑭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By | 2012년 11월 8일

거실의 서재화

독서의 중요성은 늘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마땅한 취미가 없다면 “취미가 뭐세요?”라는 대답에 아무런 생각없이 “독서”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고상하게 보일 뿐 아니라 지적능력이 있게 보이는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아이들이 손에 책을 쥐고 다니는 애들과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다니는 애들을 달리본다는 사실이다.

둘째아들의 독서량을 상상을 초월한다. 마땅히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적고(없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즐기는 것도 아니어서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런데 간혹 반대로 생각해 보곤 한다. 책을 읽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말이다. 고등학교 내내 책을 손에서 놓치 않았다. 화장실에서도 늘 책을 읽는다.

둘째는 수능이 다가오자 수능후에 읽을 책 목록을 만들고 있었다. 그 파일을 올리고 싶지만 아들이 반대했다. 그 종이를 보관한다고 했을 당시 “절대로 공개하기 없기”를 약속하고 지금 파일속에 보관중이다. 어젠가 “거실의 서재화“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계획도 모두 둘째아들이 디자인한 것이었다. 평소에 거실을 서재화하려고 했던 계획이 둘째아들의 설계에 맞추어 만들게 된 것이다.

두 아들은 캐나다에서 부터 많은 책을 읽었다. 그 뒤로 책읽기를 쉬지 않은 것은 둘째아들이다. 의예과에 들어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의예과 1년간 둘째아들이 읽은 책은 70권이 넘는다. 그중 50여권은 영문책이다. 책을 구입해서 읽기도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읽기도 한다.

책을 읽는 습관은 어려서 부터 길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숙제로 읽기 시작하면서 독서는 고통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유치원때나 초등학교때 읽었던 책들은 어린 자녀가 있는 지인들에게 다 드렸고, 이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읽어볼만한 책들만 남겨 두었다. 아직 책들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얼마전에 거실을 서재화하면서 정리중에 있다. 거실의 서재화는 거실에서 TV가 사라지면서 집안이 조용해진다. 더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책을 읽기에 좋은 환경이 되어서 좋다.

학교다닐때 숙제로 책을 읽은 학생은 성인이 되어서는 해야 할 숙제인 독서를 하지 않게 된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렸을 때 방학숙제로 일기를 썼던 세대들은 의외로 일기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왜 선생님들은 똑같은 일상을 재미없게 쓰게 하였을까? 일기를 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한 숙제였는데, 정작 일기쓰는 것을 고통으로 기억하게 만들어 버렸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독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무리 좋은 독서라도 이것이 숙제가 되고 나면 그 다음에 자율적으로 할 수 없게 되는 것 같다. 독서가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깨닫기 전에 이미 해야만 하는 숙제로 인식시켜버리는 것이 큰 문제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도 독서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마트폰이야 화면이 작으니 독서는 힘들고, 7인치나 10인치의 태블릿PC를 가지고도 독서를 하는 사람을 거의 보질 못했다. 그저 자극적인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가방에 책을 꼭 하나씩 넣어가지고 다닌다. 어떨 땐 빨리 읽고 책이 바뀌기도 하지만 한참동안 책이 그대로 가방안에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늘 시간이 있을 때 마다 책을 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둘째아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저에게 충고한다. “님, 책 좀 읽으삼”이라고. 저도 깨닫고 있다. 책을 읽는 분량이 너무 적다는 것을. 그러나 책장에 꼽혀있는 책의 대부분은 이미 읽었다. 요즈음 다시 꺼내서 읽고 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 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지만, 어려서 부터 책을 함께 읽고 또 읽을 책을 자꾸 구입해주면 아이들은 쉽게 책을 대하는 것 같다. 물론 모든 자녀들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하기도 하지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자녀들도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을 얻게 된다. 작가가 주는 간접적인 지식이외에도 “내 안에 있는 나를 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을 주던, 감동을 주던, 아니면 재미를 주던지 간에… 작가의 글을 통해 바로 내 안에 있는 나를 보게 하는 것이 독서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어떤 장르의 책이 좋아요?”라고 묻는 것은 가장 우문이 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살면서 행복했던 시간 중 하나가 아이들과 함께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다가 읽는 시간들이었다.

자녀교육이야기

글을 시작하며

머릿말과 목차

제1장 자녀교육의 초보운전자
홈스쿨링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육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일정한 역치를 갖다.
아이들의 능력을 관찰하다.
우리 아이들은 영재가 아니다.
올100을 맞은 적이 없다.

제2장 조금씩 보이지만
참고 기다리다.
멀리 보고 뛰게 하다.
사춘기가 없었던 아이들.
과외는 필요악이다.
과감한 투자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샘플링
책을 읽는 것은 숙제가 아니다.
쉼이 필요해. 기계가 아니야.

제3장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아이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신뢰보다 더 좋은 응원은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엄마의 수고가 가장 값지다
왜 아쉬움이 없을까
부모로서 보여주어야 행동들
기도가 필요한 이유

글을 마무리하며

“자녀교육이야기”를 모두 쓰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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